6일차로 요코하마에 가기로 했다. 요코하마는 일본 최초로 개항이 이루어진, 일본 근대화에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도시이다.

이 날, 좀 늦게 일어났던 듯 하다-_-; 매일 챙겨먹던 아침은 여행 왔으니까 거른다 쳐도, 점심까지 거르고 하루 한 끼로 살기는 쉽지 않은지라 우선 점심을 먹으러 숙소에서 나오면서 근처에 먹을만한게 없나 둘러보고 있었다. 마침 내가 없을 때 한 번 먹어 봤는데 괜찮더라는 카레집이 마주쳐 들어가게 되었다.

카레
카레 이름을 모른다-_- 문맹체험 7박8일-_-

카레는 알다시피 인도 음식이다. 일본은 개항기에 서양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 들이면서 음식문화도 대거 흡수하게 되는데, 유명한 것으로 고로케가 된 크로킷이나 돈까스가 된 커틀릿 정도가 생각이 난다. 카레도 영국의 음식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하는데, 알다시피 카레는 인도를 통치하던 영국이 가져간 것.

주방에 인도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요리를 하고 있던데, 인도산 향신료를 쓰는지 어쩌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물은 일본식 카레가 나왔다. 그럭저럭 괜찮은 편.

복충객차
그린카

JR에는 1등석 개념의 그린카가 별도의 객차로 있다고 하는데, 심심치 않게 전철 객차 중에서도 사진과 같은 2층 객실이 있는 그린카가 붙어있는 열차들이 보인다. 추가 운임을 받고 지정석제라고 하는데 궁금해서 안에 슬쩍 들어 가 보니 수세식 화장실도 완비하고 있다-_-

요코하마역 전경
요코하마역 앞

요코하마에 간다고 요코하마 역에서 내린건 분명 실수였다. 관광지들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사쿠라기쵸역에서 내려 해안가쪽 볼거리들을 따라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역에서 랜드마크타워 근처로 가는 버스가 분명 있을 법 한데, 역시 버스는 타기가 두렵다;

요코하마역 거리 풍경
요코하마역 근처 풍경

해서 뾰족한 수 없이 계속 걷는다-_- 요코하마역에서 랜드마크타워까지 가는 길은 딱히 번화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피스빌딩의 연속이어서 꽤 따분하게 느낌이 든다. 게다가 무지 오래 걸렸다.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
랜드마크타워 입구

드디어 랜드마크타워 도착! 현재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고 한다. 총 70층 지상 296미터의 건물이다. (타워팰리스3차 73층/264m, 목동하이페리온 69층/256m, 63빌딩 60층/249m) 올려다 보니 목이 뻐근한게 멋지긴 한데, 개인적으론 무너진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이나 63빌딩처럼 매끈한 스타일의 마천루를 더 선호하는지라-_-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들어 가 보기로 한다.

랜드마크타워 내부-1
랜드마크타워 로비

건물 로비에 들어서니 피아노 연주곡이 흘러나온다. ‘명품관 분위기군’ 정도 생각을 하면서 로비를 둘러보는 찰라, 스피커로 틀어주는 음반인줄 알았던 소리의 근원은 로비층 중앙의 그랜드피아노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체하기 힘든 사치스러운 기분에 잠시 담겨져있었다.

랜드마크타워 내부-2
랜드마크타워 아케이드의 분위기

랜드마크타워 1~4층은 쇼핑 아케이드가 자리잡고 있다. 알만한 명품점들을 군데군데서 찾아 볼 수 있다.

전망대 엘리베이터-1
750m/min

전망대에 올라가기 위해선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요금이 무려 1,000엔이다.(대게 그렇지만)

전망대 전용 엘리베이터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중앙을 가로 질러 올라가는 구조인 관계로 엘리베이터에서 밖을 전혀 볼 수 없다.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분당 750m 이동으로 시속으로 환산하면 45km/h가 되는데 Taipei 101이 들어서기 전 까지 최고속의 엘리베이터 였다고 한다.

전망대 엘리베이터-2
69층

전망대는 70층이 아닌 69층에 있다. 엘리베이터 제조사는 미쯔비시.

퀸즈스퀘어
퀸즈타워A

전망대에 올라 간 시간이 6시경이었는데, 겨울철인데다 한국과 같은 기준시를 쓰지만 경도차로 30분정도 이른 느낌이 있어서인지 한밤 중이 되어 있었다. 사흘 전에 비가 온 덕분인지 밤 공기가 깨긋한 편이어서 숨막히게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퀸즈타워A는 퀸즈스퀘어의 4개의 빌딩 중 가장 큰 건물로 총 36층이다. 확실히 요코하마에서 랜드마크타워의 높이는 압도적이다.

요코하마 코스모월드
요코하마 코스모월드

겨울철이라 대관람차는 운행하지 않고 불도 꺼져있다. 저 작은 블록 안에 뭔가 놀이기구가 20가지가 들어 있다고 한다. 대관람차에서 내려다 보는 연안의 모습도 멋질 듯 하다.

요코하마 전경
내륙 쪽으로 바라 본 모습

이 때 내려다 보이는 멋진 광경에 결심한 것이, ‘한국에 돌아가면 전망대 답사를 해 보자!’라는 것. 생각 해 보면 63빌딩이나 남산타워를 취학 전에 갔던 기억이 전부였고, 기억이 온전하지도 않은데다 그 때의 감흥과 같을 리가 없을테다. 게다가 둘 다 리모델링까지 해서 다시 오픈하지 않았던가.. 해서 이 포스트를 쓰는 주말에 바로 실행에 옮기려 했으나… 시기 적절하게 비가 온 관계로 보류되었다-_-

랜크마크타워 내 수프가게
Soup stock tokyo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전망대에서만 한시간 반 가까이 지체했던지라, 돌아가기 전에 뭔가 먹어야 될 시간이긴 한데, 여기서 뭔가 먹기에 만만한 가격의 가게가 보이질 않는다. 그러던 중 1층에서 수프가게를 발견하고 만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무조건 들어가서 주문을 했다.

수프
주문 한 수프

만만하게 봤으나, 세트로 1,000엔 가까운 가격이었던 것 같다. 수프 한 컵에 음료 하나에 밥이나 빵을 고를 수 있는 조합의 세트. 양이 적어서 어떤 맛이었는지 모르겠다-_- 물론 먹으나 안 먹으나 배도 고팠다.

닛뽐마루호
닛뽐마루호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나가면서 본 닛뽐마루호. 1930년 건조 이후로 기네스북에 범선엔진 최장가동시간 부분에 올라있는 배라고 한다. 퇴역해서 지금은 닛뽐마루 메모리얼파크의 주인공으로 관광명물 역할만 하고 있지만, 지금도 선박으로서의 기능은 살아 있다고 한다.

사쿠라기초역
사쿠라기쵸역

결국 요코하마에서는 랜드마크타워 주변을 둘러 보는 것으로 마무리 해야 했다. 개항도시라서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는 곳인데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요코하마에 갈 때는 요코하마역에서 내리지 말 것. 그리고 일찍 일어 날 것-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