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4월에 작성된 글들

李笛


(C) 03 hz.

위트 넘치는 예명, 李笛.
라이브 마다 이렇게 열심히 부르는 가수도 드물다.
leejuck.com

보컬리스트들에 대한 단상 (#1:플라이 투 더 스카이)

몇해 전 부터 아이돌 가수들의 입지가 조금씩 줄어 가는 현상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 이었다. 아이돌 그룹들의 잇다른 해체가 이들의 좁아져가는 입지에 대한 외면적인 반영이었다고 해도 별로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 동안 아이돌 가수들을 양산 해 오던 공룡 음반기획사들은 검증 된 계산에 의해 라인을 재편성하는 완전한 기업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대의 기류 속에서 아이돌 가수들의 생존방안(혹은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것 또한 이들 기획사 스스로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일 이었음이 분명하다. 고심 끝에 아이돌 가수였던 이들의 일부는 드라마로 일부는 시트콤으로 무대를 바꾸고, 가수로 남은 일부는 락(?)을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일부는 솔로 데뷔로 후에 고배의 잔을 마시게 된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그런 가운데 비교적 성공적인 방향으로 진로를 바꾼 녀석들이 있었으니 나에게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플라이 투 더 스카이’는 변화의 기류속에서 가장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마지막 아이돌 세대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1집이 전형적인 아이돌 그룹 감성의 앨범 이었던데 비해 2집은 한곡 한곡이 모두 색다른 시도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좋은 말로 멀티장르의 앨범, 솔직한 말로 잡탕앨범이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2집에서 3집 앨범으로 넘어가면서 일어나게 된다. 2집과는 사뭇 다르게 일관성 있는 곡을 수록하면서도 개개의 곡이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특히나 타이틀곡인 ‘Sea of love’는, 늘 지나치게 촉촉한 스타일만을 고수하던 유영진이 간만에 빚어낸 작품이라 마다 할 이유가 없을 만큼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탄탄한 짜임새를 유지 하면서도, 중간중간의 절묘한 훅과 브릿지로 식상하게 흘러 갈지도 모르는 곡의 흐름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다. 이 ‘조절’에 대해서는 뒤에서 조금 더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이랬던 그들이 / 이렇게-_-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보컬의 업그레이드이다. ‘Day by day’를 부르던 초창기의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보컬은 조악한 보이스컬러의 전형이었다.(곡이 후반에 접어들어 고음으로 올라가면, 목을 쥐어짜는 듯한 고주파음을 듣게 되는데, 이것 꽤 고역이다. 게다가 목소리의 피치를 조작 한 듯한 흔적마저 보인다. 최악-_-) 가장 큰 문제는 듀오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었다. 1집에서 환희와 브라이언의 목소리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유영진 보컬 교수법의 최대 단점인 몰개성화를 다시 한 번 확인 하게 된다.(-_-)

그랬던 것이 3집에 들어서 비약적인 발전상을 보여 주게 된다. 환희의 괄목할만한 보컬의 업그레이드에 힘입어 이 전 보다 더 나은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데에 일부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한 높아진 곡의 완성도가 뒷받침되어 예전의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보여 줄 수 있었던 음악적 역량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 주게 된다. 반면 4집의 곡들은 성공에 고무 된 나머지 아쉽게도 이전 앨범에서 만들어 놓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희가 만들어 내는 보이스 하나 만으로도 이미 ‘플라이 투 더 스카이는’ 존재의 이유를 얻은 듯이 보인다.


함께 찍혀 BoA요

그렇다면 현재의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일까. ‘조절’의 미숙이 아닐까. 4집에서도 역시 유영진의 ‘조절’은 상당한 노련함을 보여주고 있다. 음반에서의 듀오는 그럴싸하게 같은 하모니 안에서 호흡을 맞춰 ‘조절’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어 듀오의 결합력을 높이고 있다. 문제점은 라이브무대에서 종종 발견되곤 한다. 라이브에서의 환희는 마치 고삐 풀린 말 처럼 기교를 쏟아내고, 그에 비해 브라이언의 보컬은 음반에 비교하여 기본적인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음반을 프로듀싱 하면서 ‘조절’을 통해 만들어진 아슬아슬한, 하지만 적절했던 협음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밀도있는 보이스를 가진 가수들이 현란한 테크닉과 애들립의 구사로 매력적인 보이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곡을 전달하는데 필요 한 만큼의 정량의 호소력을 전파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보컬리스트로서의 생명력을 만들어 내는 근원의 길임을 상기하자. 그런 점에서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조절’이 아닐까 생각 해 본다.

ⓒ2004 hz.

고양이 진기명기

고양이는 정말 영악한 동물이다.

동영상을 보고 잠깐 미친듯이 웃어버렸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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